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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에 민감하지 않아도 됩니다

  • 강순흥
  • 조회 : 978
  • 2012.05.11 오전 09:21

 

<목회서신 제 76>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난번 성지 순례를 가던 날입니다. 시간이 되어 교회당에 들어섰는데 대부분의 단원들과 환송 교우들이 가족들과 함께 맞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청바지에 하얀 쟈켓을 입고 나온 저를 환하게 맞이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저에게 청년인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내심 좋았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에요...”

   그런데 그 날 제가 입었던 하얀 쟈켓은 실은 군목 생활하던 시절에 선물 받아 입었던 옷이니 족히 25년은 되었습니다. 그 시절엔 제가 그렇게 입어도 되던 연령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척 즐겨 입었던 옷인데, 처음 미국에서 생활하던 곳이 대부분 따뜻한 지역이어서 입지 않고 있다가 지난번에 가져온 것입니다. 그래서 늘 한번 입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꺼내 입어보니 전혀 손색이 없었습니다. 제가 착각하고 있는지 몰라도 제 옷 입는 것보고, “우리 목사님은 왜 그렇게 궁색 떠는지 몰라라고 핀잔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속으로는 그러는지 몰라도, 우리 교인들은 내숭을 떨만한 분들이 아닙니다.

   유행이 지나도, 세월이 지나도 경우와 때에 맞춰 정갈하게만 입으면 얼마든지 품위에 어긋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하얀 자켓만이 아닙니다. 제 옷 가운데는 그런 옷들이 더러 있습니다. 심지어 제가 즐겨 입는 파란 양복은 실은 결혼 예복으로 입었던 옷이고, 어떤 구두 한 켤레는 군산 비행단 기지 교회를 떠날 때 선물받았던 것입니다. 교우들이 특별한 경우가 있어서 선물해주는 정성스러운 마음들이 제 삶에 그대로 스며있습니다. 세월이 가도, 유행이 변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고보면 굳이 철마다 비싼 돈을 들여 구색을 맞출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사도바울이 부에 처할 줄도 알고, 어려움이 처할 줄도 알아 어떤 경우에 처해도 나에게는 궁핍함이 없노라하신 그 영적 품위가 진정 하나님이 보시기에 더욱 아름다운 고상한 품격이 될 것입니다. 희년교회에 부임하던 해, 이삿짐이 도착하기 전이어서 신년 등반 때 선물 받은 파란색 쟈켓은 어쩌면 남은 평생을 입고 지내다가 물려주어도 될 듯합니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도 멋있는 사람이 얼마든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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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행에 민감하지 않아도 됩니다
  • 2012-05-11
  • 강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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