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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 이정근
  • 조회 : 1075
  • 2011.06.07 오후 04:23

  수염이 많이 길었습니다. 늘·깔끔하고 정돈되어야 할 제 모습이 까칠하게 변해 있을 그 모습이 상상이 가십니까? 출국 후 면도기가 없어서 그냥 며칠 지난 것이 자연스레 그렇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영, 아빠의 모습이 아니라고 성화를 댑니다. 심지어 캄보디아 레퓨지, 피난민 같다고 놀려댔습니다. 그렇게 며칠 집 정리를 하다 보니 수염은 더욱 길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제 모습에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누구에게 잘 보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0여일을 그렇게 지내다보니 편해졌습니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아침마다 성화댑니다. 그리고 아내마저 아이들 편을 거들었습니다. 그러더니 마침내 인디에 갈 때까지 수염을 안 깎으면 뽀뽀는 물론, 아는 체도 안하겠다는 최후통첩이 날아왔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누구일까? 한 가정의 아빠요, 남편이지만 여전히 공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내가 편하고, 자연스러울지라도 남이 불편하면 이들을 위해 제가 내려놓아야겠지요. 그래서 인디에 가서 옛 교우들을 만날 때는 분명히 수염을 깎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삿짐을 보내고 잠시 시간을 내어 방문한 곳이 3년 전까지 사역하던 인디애나폴리스라는 곳입니다. 목회자들간에는 사역하던 곳을 방문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행여 후임자에게 어려움을 주거나 사역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틀란타에서는 직전에 사역하던 교회에 방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디는 다음 몇 가지 이유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첫 째는, 아이들이 이곳을 그렇게 방문하고 싶어 했습니다. 여전히 어릴 적 우정을 나누던 친구들이 대부분 이곳에 남아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들이 그렇게 보고 싶다고 하기에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이곳 인디는 그래도 3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후임 목사님도 이제는 사역이 안정되어 이전에 계획하고 있었던 재건축까지 이루고 있었습니다. 제 방문이 격려가 될 것 같았습니다. 실제 반가운 마음으로 환대하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내외도 이들 교우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주 안에서 한 가족처럼 사역을 나누던 이들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간에 벌써 소천하신 어른들도 있었습니다. 뵙고 싶어도 뵐 수 없는 이들로 인하여 서운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니어도 새로운 목회자와 함께 여전히 신실하게 이민의 삶과 신앙생활을 이뤄가는 이들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게바는 씨를 뿌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나 결국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참, 제가 미국을 방문하는 동안 미국에 체류 중인 교우들과 자녀들을 위한 전화심방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정근목사님과 박인순전도사님에게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저에게 전달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제가 꼭 전화로 심방토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방문도 저에게는 사역의 한 부분입니다. 잘 마치고 귀국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이제 곧 뵐 터인데 그 때까지 변함없는 주의 은총을 간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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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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